소방청이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수사 선상에 오른 허석곤(사진) 소방청장의 직위를 해제했다. 허 청장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의 단전·단수 지시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15일 소방청은 특검팀이 허 청장에 대한 수사를 개시함에 따라 소방청장의 직위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이 같은 사유로 특검팀의 수사 대상에 오른 이영팔 차장도 직위 해제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공무원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 사안의 경중을 떠나 관련 법령에 따라 직위 해제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직후 허 청장에게 전화해 ‘12시께 언론사 5곳에 경찰이 투입될 예정이다. 단전·단수 요청이 오면 일선 소방청에 조치하라'는 취지로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허 청장과 이 차장 모두 계엄 직후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일선 소방서에 전달한 혐의 등으로 고발돼 특검팀은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이 전 장관의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의 지시는 허 청장→이 차장→황기석 전 서울소방재난본부장→서울소방재난본부 당직관 순으로 전파됐다. 특검팀도 이 같은 혐의를 바탕으로 이 전 장관을 지난달 19일 구속기소 했다.
허 청장은 올 1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이 전 장관의 단전·단수 요구에) 차장하고 의논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특별하게 어떤 액션을 취한 것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소방청은 김승룡 강원소방본부장을 소방정감으로 승진시키며 소방청 차장에 보암했다. 김 신임 차장은 새로운 소방청장이 오기 전까지 청장 직무대리를 맡는다. 소방청은 사임 의사를 밝힌 권혁민 서울소방재난본부장도 면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