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 화성 물류창고에서 대만흰개미로 불리는 ‘콥토테르메스(Coptotermes)속 포르모사누스(Formosanus)종’ 100마리가 국내 최초로 발견됐다. 번식 속도가 빠르고 군체 규모가 큰 데다 목조 건물과 문화재를 갉아 먹어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발생시키는 주의 외래종으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국내서 처음 발견된 흰개미류만 3종에 이른다.
이외에 코아티(긴꼬리미국너구리붙이), 빗살무늬미주메뚜기 등 국내 생태계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외래 희귀생물 21종이 지난 6년간 국내에서 새롭게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희귀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에 따른 유기 사례와 함께 기후변화, 국제 교역량 증가로 외래종의 유입이 늘면서 이에 따른 생태계 교란이나 감염병 확산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6년 간 야생에서 구조된 동물 개체 수는 10만 3017마리에 이른다. 올해 들어서 구조된 동물은 1만6067마리, 253종으로 집계됐다.
특히 기존 생태계를 교란시킬 위험이 큰 외래종도 꾸준히 발견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북아메리카에서 서식하는 남부비단거북, 이스턴머드거북, 레이저백사향거북 등이 서울과 경기, 대전의 공원에서 구조됐다. 반려동물로 키우다가 유기되거나 목재와 식료품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옮겨온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6년간 국내 자연환경에서 처음 확인된 외래종 21종 중 곤충이 12종, 파충류 4종, 거미류·어류·포유류·복족류·가재류가 각 1종씩이다. 이 가운데 긴다리비틀개미, 아르헨티나개미, 빗살무늬미주메뚜기 등은 2020년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제주시의 농경지에서 사바나왕도마뱀이 구조됐고, 2022년엔 블랙킹스네이크와 스프라이프 캘리포니아 킹스네이크 등 대형뱀들이 도로변과 건물에서 발견돼 구조됐다. 이러한 외래생물을 키우다 야생에 유기할 경우 생태계를 교란하거나 질병을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
임이자 의원은 “기후변화와 해외물류 증가로 우리나라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 희귀종이 늘고 있다”면서 “유입된 뒤 대처하는 건 큰 비용과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