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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한중 통화서 "美 편들지 말라"…외교부 "비우호적 분위기 아냐"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4월 3일 중국 샤먼 하이웨호텔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시작하기 전에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초청국 자격으로 참여하는 G7 정상회의 직전 이뤄진 한중 외교장관 통화에서 중국이 한국 단속에 나섰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전략적 동반자로서 옮고 그름을 파악해 정확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경고한 것이다. 그러나 외교부는 “한국이 먼저 요청한 통화”라면서 “비우호적 분위기는 절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9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은 냉전적 사고로 가득 차 집단 대결을 부추기고 지역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아 중국은 단호히 반대한다”며 “정치적 공감대를 지키면서 선동적인 말을 믿고 따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을 향해 중국 견제 성격이 강한 미국 주도의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 동참을 우려한 것이다. 아울러 왕이 외교부장은 “중한 양국은 우호적 이웃이자 전략적 동반자로서 옮고 그름을 파악해 정확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환구시보도 10일 보도를 통해 “미국에 밀착한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과 달리 한국은 불필요하게 미중 경쟁에 휩쓸리지 않으려 부심하고 있다”며 “한국이 지나치게 친미적으로 나오면 한중 관계와 문화 교류가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G7 국가들이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대항하는 ‘클린 그린 이니셔티브’를 출범할 계획인 만큼 중국 측이 한국 참여에 불편함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정 장관은 왕이 외교부장에게 “글로벌 도전과제 대응에 있어 미중 간 협력이 국제사회의 이익에 부합하는 바, 미중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외교부가 전날 전했다. 외교가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중국과의 통화에서 직접적으로 미중 관계 개선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면박하거나 윽박지르는 게 전혀 아니었고, 솔직한 분위기였다”면서 “비우호적이었다, 이런 분위기는 절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 한중 간은 늘 이런 외교적 소통이 장관급 그리고 여러 급에서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통화는 우리 측 희망으로 했다”며 “지난 4·3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중이 협력·동반자인 점을 감안해 수시로 상시로 소통하자고 합의한 내용이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해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이번 통화를 통해 한중 문화 교류의 해가 지정된 만큼 그 후속 조치로 사무국 지정 등의 실무적 논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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