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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與 낙선자들 "모든 것 바꿔야" 尹 면전서 쓴소리

■총선 낙천·낙선 의원들 오찬

"비윤 배척말라·국정운영 변해야"

냉정한 민심 체감한 의원들 성토

尹 "성찰…선거에 도움 못돼 미안"

대통령실 25일 영수회담 2차 협의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 오찬 간담회에서 김영식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오찬 간담회는 4·10 총선에서 낙선 또는 낙천한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4·10 총선에서 낙선 혹은 낙천한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을 만나 국정 쇄신을 위한 의견을 경청했다. 총선에서 바닥 민심의 냉정한 경고음을 체감한 여당 의원들은 ‘친윤 일변도의 당 지도부’ ‘수직적 당정 관계’ 등에 대해 쓴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총선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의원들과 105분간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총선에서 떨어지거나 공천을 받지 못한 여당 의원,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50여 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이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당과 국민을 위해 헌신한 의원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며 “우리는 민생과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가 함께했던 동지라는 것을 잊지 않겠다”며 “앞으로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도와달라”고 했다.

총선 참패 직후 열린 간담회여서 이전 대통령 행사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이 주로 말하고 당정 간 담합을 주문했던 이전 간담회와 달리 마이크를 잡은 의원들은 덕담을 건네면서도 뼈 있는 말을 남겼다. 감사원장을 지낸 초선 최재형 의원은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보장해 의견이 다르더라도 지향점이 같다면 우리와 함께 갈 수 있는 많은 사람들과 연합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들을 바꾸고 고쳐보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5선의 서병수 의원은 “당에서 소외되고 거리가 있던 사람들도 함께 끌어안아 외연을 확장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친윤계와 단일 대오를 이루지 않는 비윤계를 배척하지 말고 포용해 내부 통합에 힘써야 한다고 일침을 놓은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 방식을 바꿔야한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디테일한 사항은 대통령이 일일이 챙기려 하지 말고 국무위원에게 맡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원치 않는 문제가 벌어지면 국무위원을 경질하는 단호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참석자들은 당과 정부의 쇄신을 위한 의견을 교환하고 총선 패인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며 “의원들은 현장에서 체감한 민심을 대통령에게 그대로 전하고 대통령은 이를 경청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제 부족함을 깊이 성찰한다”며 쇄신 의지를 피력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 도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선거를 치르는 데 정부가 별로 도움이 못 된 것에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정부 성공을 위해 (여러분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찾아보겠다”고 말했다고 조해진 의원이 한 방송 인터뷰에서 전했다. 다른 참석자도 “대통령이 의원들의 발언을 들은 뒤 ‘성찰한다’ 취지로 말했는데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은 25일 영수회담 개최를 위한 2차 실무 협의를 갖는다. 영수회담 개최는 다음 주로 밀릴 가능성이 큰 가운데 2차 실무 협의에서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 ‘채상병특검법’ 등 야당의 요구에 대통령실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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