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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文대통령, ILO 총회 연설 “일자리 지키며 사람 중심 회복 추구”

韓 대통령 첫 기조연설...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 더욱 강화해나갈 것"

"디지털·그린경제 빠른 전환...일자리 기회 열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화상으로 개최된 제109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제109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백신이 보급되면서 세계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마 일자리 위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ILO와 함께 모든 나라가 일자리를 지키며 사람 중심의 회복을 추구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화상으로 열린 ILO 총회의 ‘일의 세계 정상회담’ 세션에서 사전 녹화한 영상 메시지로 이같이 강조했다. ILO 총회에서 문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한 것은 한국의 ILO 가입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국가 정상으로 자리에 섰다.

문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고용 위기를 직접적으로 겪는 취약 계층을 아우른 ‘포용적 회복’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문 대통령은 “한 사람, 한 기업, 한 나라의 회복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모든 사람, 모든 기업, 모든 나라가 골고루 함께 회복해야 일자리를 지키고 불평등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것이 ILO가 추구하는 ‘사람 중심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포용적 일자리 회복을 위한 정부의 역할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 중심 회복이어야만 지속가능하며 복원력 높은 회복이 될 수 있다”며 “어느 한 경제주체의 힘만으로는 이뤄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기능에 맡겨서는 풀 수 없는 과제”라며 “‘모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사정이 사회적 대화를 통해 힘을 모으기로 했던 ‘ILO 100주년 선언’의 실천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고용 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그동안 노사와 지역주민, 지자체가 양보하고 협력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을 꾸준히 확산해왔다”며 “그중, ‘광주형 일자리’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23년 만에 국내 완성차 공장 설립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나누기 위해 고용유지지원금을 대폭 확대했다”며 “재정을 통해 취약계층에게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면서 공공부문이 일자리의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민 취업 지원제도, 전 국민 고용보험 등으로 실직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고, 생계급여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상병 수당 도입 등 복지확대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위기가 불평등을 키웠던 과거의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코로나로 디지털·그린 경제 전환이 빨라지고, 일자리의 미래에도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렸다”며 “소프트웨어·인공지능·녹색기술 분야 핵심인재를 양성해 신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직업훈련체계를 개편하고 취업지원 서비스를 강화해 노동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로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사람 중심 회복’을 통해서만 ‘사람 중심 경제’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사람을 중심에 놓고 연대와 협력, 나눔과 포용의 길로 함께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정상회담 세션에는 아시·태평양 지역 대표로 나선 문 대통령 외에 아메리카 지역 대표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유럽 지역 대표인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 아프리카 지역 대표인 펠릭스 치세케디 콩고 민주 공화국 대통령이 연설했다. 팬데믹 종식 과정에서 경제·사회적 정의 실현과 관련해 많은 메시지를 던져온 프란치스코 교황도 연설자로 나섰다.

/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
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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